소실 Sosil - 다 지나서 [EP]

디깅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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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실 Sosil (김성빈)



D 반갑습니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소실 Sosil'이라는 이름으로 음악 작업을 하고 있는 김성빈입니다. 이전에는 '가훼'라는 밴드에서 기타보컬을 했고요. Sosil의 뜻은 '사라지고 싶다, 없어지고 싶다'는 의미입니다. 




D EP <다 지나서>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제가 작년에 25살이었어요. 20대의 반이 지났죠. 어느날 '시간이 흘러가서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어요. '시간이 지나서 참 다행이다' 싶었어요. 그런 저의 솔직한 마음들을 곡으로 표현해보자, 하면서 음악을 만들었어요. 제가 지금껏 무슨 생각을 하고 살았는지 정리하는 느낌으로요. '다 지나서'는 3번 트랙의 제목이에요. 

이번 EP를 내기 전에 대학교를 졸업하고 전역을 했어요. 처음에는 제가 하고 싶은 걸 다 할 수 있으니까 좋을 줄 알았어요. 그런데 하고 싶었던 것들을 다 해보니 두렵고 막막하더라고요. 스스로도 뭘 하고 싶은지 잘 몰랐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에 대해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저만의 음악에 대한 정의를 만들고, 저만의 색깔을 찾고 싶었거든요.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다가 영미, 남미, 유럽 음악들, 특히 슈게이징, 슬로우코어 음악을 많이 들으면서 정서적으로 맞다고 느꼈어요. 제가 슬로우코어 음악을 하면 잘 할 수 있겠다 싶어서 여러 가지를 시도해 봤어요. 결국 이 앨범은 제가 음악을 계속 하고 싶다는 생각만으로 만든 앨범이에요. 저는 '사랑 노래를 써야지' 하면서 곡을 쓰면 안 써지는 타입이라서, 그런 생각 없이 작업을 하려고 노력했어요. 제가 느꼈던 것들을 편하게 담아내려고 했습니다. 처음에 열 곡을 쓰려고 했더니 다섯 곡이 나오더라고요. 하하. 


Sosil EP <다 지나서>


D 앨범 커버가 인상적이에요. 어떤 사진인가요?

제 영상 캡쳐예요. 영상을 모으는 취미가 있거든요. 평소에 영상을 핸드폰으로 십 초씩 찍어요. 제가 어느날 팔판동인가, 청와대 옆 동네를 갔어요. 주변 건물은 멀끔한데 어떤 한 건물만 폐허였어요. 창에 비친 풍경은 나무도 많고 예쁜데, 그 안은 관리가 안 된, 텅 빈 공간인 거예요. 그게 이번 앨범 주제, 그리고 저 자신과 닮았다는 생각이 들어서 고르게 됐어요.


D 밴드 '가훼'는 소실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제가 만약 밴드를 안 했다면 제 음악을 저 혼자 듣고 끝낼을 것 같아요. 같이 밴드를 만들어서 활동해준 멤버들 덕분에 제 음악에 살을 붙이고 공연을 하고 '우리의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구나'를 느껴서 좋았어요. 제 노래가 구리다고 생각해도 누군가는 좋다고 하니까, 자신감을 얻은 거죠. (웃음) 지금 하고 있는 프로젝트의 원동력이기도 해요. '가훼'를 하면서는 멤버들끼리 이것저것 서로가 원하는 음악들을 시도해 보다가 방향을 잃은 것 같아요. 이걸 해 볼까 저걸 해 볼까 하다가… 음악적으로 밸런스가 맞지 않아서 오래 쉬었어요. 그래도 다양하게 이것저것 시도하다가, 코로나 시국이 겹쳐서 자연스럽게 활동을 접게 되었던 것 같아요.


D: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마음에 들면 많이 들어주세요. (웃음) 앞으로의 계획은 최대한 매일매일 음악을 하는 거예요. 다음에 정규 앨범도 내려고 계획하고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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