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Soul Man : ‌봄비가 '나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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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영국 양반의 한국 록 음악 덕질 Vol.3


1967년 어느 날 서울 이태원의 한 클럽에서 그를 처음 만났다.  키가 훤칠한 한 남자가 찾아와 자신을 한번 테스트해 달라고 했다. “뭐 하는 사람이냐”고 물었더니 “솔(흑인음악)을 하는 사람”이라고 답했다. 그의 노래를 듣고 그날 저녁 바로 무대에 세웠다. 그 클럽은 백인 클럽이었지만 문 밖에서 그의 음악을 듣던 한 흑인이 친구들을 몰고 왔다. 어떤 흑인은 박인수의 노래를 듣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신중현 회고록 중)

“이슬비 내리는 길을 걸으며/봄비에 젖어서 길을 걸으며/ 나 혼자 쓸쓸히 빗방울 소리에/마음을 달래도/외로운 가슴을 달랠 길 없네/ 한없이 적시는 내 눈 위에는/빗방울 떨어져 눈물이 되었나/한없이 흐르네….”



신중현 - 봄비 


우리의 신중현 디깅 어드벤처는 계속된다. 앞서 언급한 ‘신중현과 덩키스’ 음반에는 ‘봄비’란 노래가 있다. ‘나쁘지 않다’. 그대가 *박인수 버전을 찾기 전까지는. 박인수 선생님은 ‘봄비’를 전혀 다른 차원으로 가져갔다. 곡을 처음 들어보면 당신이 가장 먼저 느낄 수 있는 것은 보컬의 목소리가 한국인답지 않다는 것이다: 제임스 브라운(James Brown. 미국의 R&B, 소울 싱어송라이터이자 댄서. 20세기의 가장 영향력 있는 실력파 가수 중 한 명이며, "소울 뮤직의 대부"라 불린다)이나 샘 쿡(Sam Cooke. 미국의 가수, 작곡가, 운동가. 세칭 솔의 제왕(King of Soul)) 같은 소울 맨 목소리다!


*한국 소울 가수의 시초. 그가 70년대 절규하듯 부른 ‘봄비’는 국내 대중 음악사의 전설로 남아있다. 1947년 9월 3일 출생 (72세). 20세기 후반에 주로 활동, 70~80년대에 유명세를 얻었으나 90년대 초 노래 가사를 잊거나 무대에서 쓰러지는 일이 연이어 발생했고 결국 가요계에서 잠적했다. 현재 치매 합병증으로 투병 중이다. (2008년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팬들에게 한마디를 요청하자 그는 종이에 “my fans always be happy bright.”라고 적었으나 끝내 날짜는 적지 못했다.)





곡 자체는 얼핏 ‘석양’과 비슷하다. 앞부분은 차분하고 어두운 분위기다. 반전은 곡의 마지막으로 치달을 때까지 압도적인 크레센도로 폭발한다는 것이다. ‘봄비’보다 ‘봄태풍’이 더 어울리는 제목이였을까? 명곡이다. 자, 그렇다면 이 소울 맨, 박인수는 누구일까. 그의 독특한 창법은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그리고 신중현 선생님을 어떻게 만났을까? 디깅 또 시작!

박인수는 7세 때 한국 전쟁으로 인해 부모님을 잃게 된다. 당시 미군이 박인수를 발견, 미국으로 입양되어 켄터키 주에서 살게 되었다. 이후 청소년 시절 박인수는 성장하며 아메리칸 소울 음악(제임스 브라운, 샘 쿡 등)을 많이 접하게 되었고 그런 스타일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을 것이다.



해뜨는 집 - 박인수



그는 미국에서 3년간 거주하다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미 8군에서 하우스보이로 일하기 시작한다. 그가 노래를 부르면 앞다퉈 미군 클럽에서 공연해달라고 부탁할 정도의 실력이었다고. 별명이 ‘달러 박스’였단다. 그가 한국에 왔을 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자세히 모르지만 그는 그곳에서 싱어송라이터이자 제작자 신중현을 만나게 되었다. 그리고 그 둘이 세상에 봄비를 들려주었다.


봄비 - 장사익



‘봄비’의 인기는 사실 상당히 높은 편이다. 이는 신중현의 60/70년대 음악이 얼마나 다양하고 독창적인지를 보여주는 증거라고 할 수도 있겠다. 곡의 인지도도 꽤 있고, 지금까지 다양한 커버 버전도 많이 나왔다. 하지만 박인수 버전만큼 소울풀한 느낌은 역시 오리지널을 따라올 커버가 없는 듯하다. 박인수의 ‘봄비'는 한국 대중음악사에서 가장 유니크하고 파워풀하며 듣는 이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곡 중 하나다.





Foreigner who likes Korean Rock
[ Finding Shin Jung Hyun ] vol.3


Soul Man : 봄비가 '나리네'



The search for Shin Jung Hyun songs continued. On ‘The Donkeys’ album, there’s a song called ‘Spring Rain’, it seems like an ok song, until you find the version by Park InSoo. This guy took that song to another level.


The first thing that hits you is that it doesn’t sound like a Korean singing it. It sounds more like James Brown or Sam Cooke than anything else. And then the song itself... starting out low key, similar maybe to ‘Sunset’, by the end the whole thing has exploded into this epic crescendo... maybe ‘Spring Typhoon’ would have been a better title? Anyway, it’s incredible.


Again, this got me wondering. Who is this soul man Park In Soo? How did he end up singing like this? And how did he meet Shin Jung Hyun? Cue the digging.

It turns out Park In Soo was orphaned as a child by the Korean War. As was I suppose not uncommon at the time, he was picked up by the American Army and sent to America for adoption; he ended up in Harlem New York where I can only assume he was exposed to black soul music, (like James Brown or Sam Cooke) and grew up learning to sing in their style.


I couldn’t find out why, but for whatever reason before finishing high school in the US, he returned to Korea and ended up meeting Shin Jung Hyun, and from their the two of them ended up giving ‘Spring Rain’ to the world.


As I understand it the song was pretty successful and has been covered a whole bunch of times, even up to the last decade. But the original soulfulness of Park In Soo’s version hasn’t come close to being matched. In terms of Korean music, it’s one of the most unique, powerful, pained song I’ve ever heard, and really stands out as an example of the variety and originality of Shin Jung Hyun’s catalogue in the late 60s and early 70s.







Tommy Powell
@gory_tommy
tommy@digging.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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