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영희, 두 번째 이야기. ‘이별ʼ - 황유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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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단편 연애소설 '영희', 두 번째 이야기. ‘이별ʼ 




그날도 종일 작업실에 있었을 것이다. 요즘 들어 부쩍 맘에 들지 않은 작업물로 인해 슬럼프에 빠져있던 그 녀석이었다.

작업이 끝난 새벽이면 어김없이 술자리를 찾아 떡이 될 정도로 취하곤 했었다. 그런 녀석이 걱정됐는지 영희는 혼자 있을 그 녀석을 위해 손수 반찬을 만들어다 주곤 했었다.영희의 삶 또한 바빴다. 대학교 마지막 학기의 취업 준비생이었기 때문이다. 영희는 방송국에 들어가고 싶어 했다. 자세히는 모르지만 방과 후엔 스터디를 하고 늘 어떤 모임들에 참여하곤 했었다.

그 녀석은 영희의 삶이 부러웠을 것이다. 나오지 않는 작업물과 씨름하고 그 결과물로 잘 풀린다는 보장 없는 삶을 살아가던 ‘딴따라ʼ였기 때문이다.

한때는 그 녀석도 제법 잘 나갔다고도 한다. 그 즘 영희를 만났다. 자신감이 있던 그 녀석이었다.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준비하던 것들이 어그러져버리면서 언젠가부터 꼬이기 시작한 그 녀석이었다.

그날도 그 녀석은 종일 작업실에 있었다. 스터디 후 모임에 갔다는 영희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었다. 12시가 가까워졌을 때 영희에게서 집으로 귀가한다는 연락이 왔다. 영희는 가기 전에 얼굴을보고 들어가고 싶다며 홍대입구역 앞으로 그 녀석을 불렀다. 많이 취한 목소리였다.

그 녀석은 어차피 손에 잡히지도 않던 작업들을 끄고 그곳으로 향했다.

‘이별인 걸까...ʼ

요즘 따라 소홀해진 서로의 관계를 누구보다 그 녀석은 잘 알고 있었다. 자기보다 스터디 사람들을 더 자주 만나는 영희가 야속하기도 했다. 불안한 미래만큼이나 영희의 주변 인물들은 그 녀석을 더 불안하게 했다. 그런 위태위태한 감정 안고 영희를 만나러 갔다.

영희가 그렇게 취한 모습은 처음이었다.

어떤 용기를 내고 싶어서 였을까? 영희는 그 녀석을 붙잡고 마음속 이야기들을 하나씩 꺼내어 갔다. 요즘 들어 소홀해진 서로의 관계가 처음엔 일방적인 거라 생각했지만 본인도 노력을 해봐야겠다는 말이 나온 순간 그 녀석은 영희의 말을 잘랐다.

“노력 안 해도 돼. 우리 할 만큼 해봤잖아.” 라는그 녀석의 한마디에 영희는 정신이 번쩍 들고 야 말았다. 그런 이별이었다. 집으로 바래다주겠다는 그 녀석의 말에도 영희는 그저 주저앉아있을 수밖에 없었다.집에 가지 않겠다는 영희를 바라러 와주신 건 영희의 어머님이었다. 그런 이별이었다.


영희, 두 번째 이야기. ‘이별ʼ


#연애소설 #영희 #윤상 #이별의그늘



작가 : 황유월

前 타임코스모스 운영자 (연남)

디스크쟈키, 음악프로듀서, 글쓴이, 비디오보이.

국내최초해적라디오《주파수999》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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