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SIC]'엶 페스티벌' 체험수기 - 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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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읽다가 당황하실 수 있는 독자분들께 드리는 말씀


“XX 님이 ‘사랑해’란 노래를 불렀다. 목소리 좋고 기타도 잘 친다.

그 다음엔 OO 님이 무대에 올라갔다. ‘네가 좋아’란 노래를 불렀다. 목소리가 특이하고 키보드를 잘 친다.”

이런 리뷰는 재미없지 않나요? 그 대신에 이번엔 ‘곤조 Gonzo’ 스타일의 리뷰를 선보입니다. ‘곤조 저널리즘’은 원래 ‘라스베거스의 공포와 혐오’로 유명한 헌터 S. 톰슨이 처음으로 선보였던 것이랍니다. 믿을 수 없는 화자 (unreliable narrator)를 내세우고 1인칭 시점으로 기자인 척 하면서 우스꽝스럽게 포장해 낸 것이에요. 한국에 별로 없는 스타일인 것 같지만, 영국이나 미국에서는 사람들이 이런 스타일의 글쓰기를 재미있어 합니다. 기자를 캐릭터처럼 쓰고, 읽으면서 ‘진짜 경험’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스타일이죠! 

그럼,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곤조 리뷰]  '엶 페스티벌' 체험 수기 - 프롤로그


연락이 온 것은 두 달 전이었다. “그냥 쉬운 단기직이야.” 편집자가 나를 안심시켰다. “세 개의 공연장에 걸친 어쿠스틱 뮤직 페스티벌이지. 작은물, 육일봉, 고인물에서 하는 거야. 출입증도 받을 수 있고. 혹시 리뷰 기사좀 써 볼래?” 


뮤직 페스티벌이라니! 서울에서! 너무나 오랜만이었다. 지하실과 옥탑 가득히 음악이 자유롭고 개방적으로 울려퍼지던 시절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2019년의 아찔하던 나날들!


하지만… 그럴 리 없어. 희망고문일 게 분명해. 일년 반을 겪어 오며 호되게 배운 사실이었다. 이벤트가 줄줄이 연기되고, 하나의 단어로 무참히 박살나곤 했다. 


“취소”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면 익숙해지고, 그 상황을 내면화하고, 받아들이게 된다. 그렇고 말고. 차라리 기대치를 확 낮춰버려야 한다. 


코로나.

거리에서 스쳐지나가는 모든 이들의 몸과 마음 속에 도사리고 있는 괴생명체. 가까이 지나쳐가는 모든 어린이의 웃음 속에서, 가게에서 손님을 맞이하는 친절한 사나이의 인삿말 속에서, 사악하게, 누구든지 덮치려고 기다리는 괴물. 모든 낯선이의 눈초리와 가까운 절친의 한숨 속에서...


그런데 뮤직 페스티벌이 진행될 수 있다고? 지난 날의 추억들이 나의 자의식을 휩쓸었다. 나는 이렇게 응답했다. “암요. 내가 하지. 내가 그 일을 해내고말고!”


이렇다 할 만한 차질이나 질병의 확산 없이 두 달이 무난히 지나갔다. 공연도 몇 번 보았고, 공연을 몇 번 하기도 했다. 물론 코로나가 드리운 긴 그림자가 그 모든 것 위에 그늘져 있었지만 말이다. 어쨌거나 참가자 모두 이미 이 행사들이 단순히 시간을 때우고 언젠가 상황이 호전되리라 맹목적으로 믿으며 살아가기 위한 방편임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상황이 호전될 수가 있긴 한가? 누가 알겠는가! 


독일인 친구가 나에게 카카오톡 메세지를 보내며 슬픈 소식을 전해왔다. 그는 잠시만 -아주 잠깐 동안만- 한국을 떠나게 될 것이었으며, 그의 환송식은 그주 목요일이 될 예정이었다. 

“오, 그래, 좋아, 갈게.”


바베큐 식당에서 우리 일곱 명은 세명, 네명으로 좌석이 분할되어 앉아 있었다. 우리 두 테이블 사이에 목덜미 높이까지 오는 아크릴판 가리개 때문에 두 그룹간의 소통은 불가능했다. 


배불리 먹은 뒤, 우리는 조용히 맥주를 먹고 사진기록을 남기기 위해 인적 드문 공원을 향하여 걸었다. 한시간쯤 지났을까! 친구들은 하나 둘씩 밤의 어둠 속으로 사라져갔다. 결국 남은 이는 우리 셋 뿐이었으며, 그 중 한명은 바로 오늘의 주인공인 그 독일인 친구였다. 


“독일인 친구여, 이제 무엇을 할 차례인가?”

“나의 옥탑으로 가서 키보드로 합주를 해보자꾸나.”

“기꺼이.”


가는 길에 맥주를 더 사가면서 옥탑방에 이윽고 도달한 뒤에야 비로소 키보드 합주를 본격적으로 개시할 수 있었다. 피아노 연주에 대한 나의 부족한 식견 탓에, 나는 처음에는 그저 지켜볼 뿐이었다. 그러나 마지막 남은 맥주의 기운이 나를 사로잡았을 때, 결국 나 또한 건반의 부름을 받게 되었다. 흰 건반 위주로 눌러가며, 나는 머리 위의 검은 하늘 속으로 나의 영혼을 연주하며, 음표 하나하나에 영혼을 담아내고 있었는데… 

“오호라, 잠깐, 오늘 날짜가 뭐였더라? 아, 씨발, 페스티벌이 내일이잖아! 독일인 친구여, 나 이제 가봐야 하네. 안전한 비행 되길 바라네. 내일 나는 기자가 된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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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rm (Open) Festival Review : Prologue. 


Tommy Powell

The message came two months ago. ‘Just a small job’, my editor assured me. ‘An acoustic music festival across three venues. Zzakeunmul, YouKillBong, HippyTokki. We can get press passes. Wanna cover it?’


A music festival. A music festival! In Seoul! It’s been so long. Flashbacks to the days when music was open and free, foraging throughout basements and rooftops. Ah those heady days of 2019. 


But... no. Surely this was wishful thinking. A year and a half had taught me this. Expectation for event after event set up then smashed to pieces by that word.


Cancelled.


After a while you got used to it, internalized it, applied it to every aspect of your being. It’s been beaten in all right, yes sir, better to expect the least of anything and well, should an event actually go ahead, you knew. It would be a timid affair with the All Consuming Shadow cast thick and heavy upon it.


Covid. 


The creature that lurks in every person you pass in the street. That waits to pounce, wickedly, from the laughter of every child you pass too closely by, and the gentleman who greets you as you enter his store. From the glance of every stranger and the sigh of every confidante. The text from every mother and the brush with every ——


Yes Corona was always there, always to be guarded against, always just the one mis-step ahead.


But a music festival might be going down?


My latent memories of the old times dared to take hold of my superego and ween out a response.


‘Boss. I’ll do it. I’ll take the jo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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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two months passed without any notable hitches or outbreaks. I saw a few shows, even played a couple, though of course the long shadow of Covid cast itself over all of them. In each case all who attended knew that these were simply gap fills, a way to pass time and live in the knowledge that, maybe one day things will change? Or should they even? Who even knows any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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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day a German friend Kakao’d me and told me the sad news. He was leaving Korea for a while, just a while mind, and his going away party was that Thursday.


‘Oh yeah, cool, I’ll be there.’


We sat there in the barbecue restaurant, the seven of us, divided three and four. Communication between the groups made impossible by the neck height plastic barrier between our two tables, I was pleased to notice through a sideways glance that our table had finished out meat faster than our ‘other half.’


‘Ah, but there are four of us and only three of them.’ My German friend wisely responded.


Oh yes, indeed.


Once we’d had our fill, it was on to the park, almost deserted, for quiet beers and photo documentation. An hour or so passed, the friends slowly faded into the night, until only three of us remained, the German friend himself being one of them.


‘What now, German friend?’


‘Let us go to my rooftop for a keyboard jam.’


‘But of course.’


Buying more beers along the way, and arriving at the rooftop, the keyboard jam began in earnest. Being unlearned in the ways of the piano, I merely watched on at first. But as the last of the beers took a hold of me, eventually I too felt the call of the keyboard. Sticking to the white keys, I poured my soul out to the black sky above, each note an expression of my very soul as...


‘Oh hang on, what’s the date? Oh shit, that festival’s tomorrow! I gotta go German man, have a safe flight, Tomorrow I Am Journal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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