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영희, ‘프롤로그ʼ - 황유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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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희, ‘프롤로그ʼ - 황유월




미움받을 용기 상처받을 용기 없던 스물한 살 2008년. 

평소 알고 지내던 친구의 초대로 연극 공연을 가게 되었다. 

서울시내 대학생들이 모여 만든 연합 동아리의 극이다 보니 전문적 연극이라기보단 친구들끼리 모이는 잔치에 초대받는 자리에 가까웠다. 혼자가 기 머쓱했던 그 녀석이었던지라 친구 녀석을 한 명 데려갔었는데 동행해 준 친구는 그 녀석의 오랜 벗인 웅이였다. 

하지만 웅이는 연극 판에 있던 놈이었던지라 꽤나 어설프고 미흡했던 학생들의 연극을 같이 보는 내내 그 녀석은 웅이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다. 

극의 내용보다도 웅이의 눈치보다도 그 녀석의 이목을 끌던 곳이 있었는데 그 녀석과 웅이가 앉았 던 극장 맨 뒷좌석 쪽에 앉아 극을 보며 열심히 필기를 하던 어느 소녀였다. 

연극이 끝나고 난 후 그 녀석은 연극에 초대해 준 친구에게 의례 축하의 메시지를 전하며 그 소녀 의 존재에 대해 물었다. 

“맨 뒷좌석에서 필기하시던 여자분은 누구 셔?” 

"아, 학교 선배인데 조연출이라 필기하고 있었을 거야. 왜 관심 있어? 언니 남자친구 있을 텐 데..." 

그렇게 아쉬움을 뒤로한 채 그 녀석은 극장을 빠져나왔다. 

이듬해 겨울. 

부모님을 찾아뵈러 제주도에 내려간 그 녀석은 생각보다 오랜 기간 그곳에 머물다 보니 서울 앓이 를 시작했는데 딱히 할 건 없고 얼른 서울에 올라가서 놀고 싶은 마음에 할 수 있는 거라곤 인터넷 뿐이었다. 

그 당시 ‘싸이월드ʼ라는 SNS 플랫폼에는 파도타기 기능이 있었는데 ‘친구들의 싸이월드를 타고 타고 가다 보면 건너건너 아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게 도와주는 기능ʼ이었다. 

여기저기 친구들의 싸이월드를 파도 타고 가다 잊고 있던 그 소녀를 다시 마주하게 되었다. 

‘Nellʼ의 음악이 배경음악이던 그 소녀의 미니홈피를 이틀 내내 들락날락 거리다 이윽고 그 녀석 은 메시지를 보내 친해지고 싶다 의사 표현을 하고야 말았다.


#연애소설 #싸이월드 #nell



작가 : 황유월

前 타임코스모스 운영자 (연남)

디스크쟈키, 음악프로듀서, 글쓴이, 비디오보이.

국내최초해적라디오《주파수999》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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