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DE PEOPLE l No.12

Band Sudal

(락밴드)


난세에는 어김없이 영웅이 등장한다. 
순진한 수달의 탈을 쓴 귀여운 악당, 어디서도 본 적 없는 똘끼 넘치는 활력, 
언뜻 들으면 고함 같기도 한 러프한 보컬, 깽깽이 바이올린의 폭발적인 에너지,
반전 매력을 지닌 진중함과 깊은 내면의 모습까지.
이들은 위기의 코로나 시대에 등장한 새로운 영웅이다.

“앞으로의 계획이라… 그런 건 없어요. 
그냥 음악 작업을 계속 하는 게 계획이고요. 
정체성을 더 확실하게 보여주는 것?
수달의 정체성은 청춘 시트콤이죠.”


D 만나뵙게 되어 반갑다. 멤버별로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후민: 안녕하세요, 수달의 정신적 지주 이후민입니다.

정국: 베이스 치는 한정국입니다.

기민: 김기민입니다.

정국: 지랄을 맡고 있죠.

기민: 하하. 따라올 테면 따라와 봐.

태영: 안녕하세요, 김태영입니다. 수달의 드럼이자 리더입니다. 


D 드러머가 리더를 하는 경우는 드문데, 어떻게 리더가 되었나요?

태영: 리더는 싸움으로 정해졌어요. 하하. 사실 저희 밴드에 리더는 따로 없어요. 다같이 이끌어가는 중입니다.

D 모든 멤버가 ‘수달’ 이전에 각자 하던 밴드가 있다고 들었다. 원래는 어떻게 살아왔고, 어떤 음악을 하고 있었나?

정국: 저는… 저한테 음악이라는 개념은 ‘밴드’ 같아요. 음악은 스무 살 때부터 시작했어요. 대학교 실용음악과를 1년 다니다 자퇴를 했어요. (자퇴를 한 이유는요?) 베이스는 주야장천 반주만 하더라고요. 하하. 그게 싫었어요. 그래서 후민이랑 저랑 같이 자퇴하고, 음… 군대에 갔다 오고요. 후민이와 계속 ‘우지’라는 밴드를 함께 했어요. 로큰롤, 브릿팝 같은 걸 했죠.

후민: 저도 밴드만 했어요. 정국이랑 저랑 둘이 세트죠 뭐. (웃음) 밴드로 뭔가 이뤄보겠다는 꿈이 있었거든요. 저는 어릴 때부터 록스타가 되고 싶었어요. 


D 후민 씨가 생각하는 록스타는 어떤 이미지인가요? 

후민: 그냥 존나 막 살아도 추앙받는 사람? (모두 폭소) 막 사는데 추앙받는 사람. 별의 별 짓을 다 하는데 그냥 너무 멋있는 사람. 하하. 저는 멋있는 사람이 되고 싶은 거예요. 근데 음악을 혼자 하는 건 외로우니까, 같이 하는 밴드가 좋아요. 미래는 알 수 없지만 아마 저는 앞으로도 계속 밴드만 하겠죠.

기민: 음… (길게 침묵)

후민: 기민이 또 엄청 길게 얘기할 시동 걸고 있다. 밥 먹고 오자. 기민아 제발 삼 분 컷 해줘.

기민: 그래. 간단하게 할게. 저는,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만들고, 글을 쓰며 살고 있어요. 제가 죽으면 어떤 식으로든 여러 가지 데이터가 남도록 하며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록스타를 싫어합니다.

후민: 왜?

기민: 하하. 멋이 없어요. 어려 보여요. 제 머릿속에 있는 록스타의 이미지는 별로 안 멋있는 것 같아요. 그렇게 무모하게 살지 않아도 젠틀하게 잘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스트록스 The Strokes’의 ‘줄리안 카사블랑카스’를 보면 후배 뮤지션들한테 진짜 영향을 많이 줬던 록스타예요. 그 분이 엄청 친절하고 나이스하거든요. 

후민: 그래.


D 태영씨는요?

태영: 저는 원래 영상을 하던 사람이에요. 영상디자인이 전공이고, 자연스럽게 영상 회사, 광고 회사에서 영상팀 일을 했어요. 저는 제가 그렇게 계속 살 줄 알았는데, 밴드 ‘가훼’로부터 저의 음악 인생이 갑자기 시작됐어요. 대학 동기 중에 ‘성빈’이라는 친구가 있거든요. 밴드가 하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잘 해보라, 축하한다’고 했는데 갑자기 저한테 드러머를 해 달라고 하더라고요. 하하. 절대 못 한다고 했죠. 전 배운 게 없으니까. 

근데 성빈이가 ‘쉬우니까 자기가 알려주겠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한 달 정도만 임시로 할 줄 알고 드럼을 배우기 시작했어요. ‘나는 임시로 쓰고 다른 사람을 구하겠지’ 생각했는데 같이 활동하게 됐고, 일 년을 열심히 활동하다가 다른 친구들이 힘들어해서 쉬게 됐고, 드럼은 재밌으니까 따로 계속 배웠어요. 그러다 작년 12월 말, 올해 초쯤 기민 오빠가 연락이 왔어요. 드러머로 저를 영입할 생각이었나 봐요. 그래서 그때부터 수달 멤버가 됐죠.

D 그렇다면, 우측에 앉은 멤버의 첫인상을 다섯 글자로 표현한다면?

태영: 후민오빠는 ‘까만 롱 패딩’. 2020년 12월경 홍대 ‘히피토끼’에서 봤어요. 후민오빠는 그때 취해 있었죠. 하하. 

후민: 나는 정국이가 아주 정확히 기억나. 유치원 때 처음 봤는데... 한정국의 중학교 일 학년 시절, 학원 공부방 첫인상. 저는 얘를 모르는데, 얘가 갑자기 ‘나는 너 아는데’ 이러는 거예요. 그걸 다섯 글자로 줄이면 ‘뭐지 이 찐따?’ 예요. 빨간 색 안경 쓰고, 피부도 하얗고, 많이 말랐었죠. 

정국: 저는 기민이의 첫인상이 ‘나이스 가이’. 

기민: 오.

정국: 지금은 진짜... 만나고 나니까, 같이 작업하고 하니까, 와... 나이스 가이는 개뿔, 이게 세상 미친 놈이 없더라고요. ‘세상 미친 놈’ 할래요.

기민: 나는 태영이 첫인상 ‘오이를 먹네’.

태영: 뭐야 그게.

기민: 네가 오이를 먹고 있었어. 사막꽃과 가훼가 함께 쓰던 합주실에서 가훼 첫 합주 때 처음 봤어요.

태영: 아냐. 나는 오빠를 술집에서 처음 봤는데? 스트레인지 프룻 근처에 있는 ‘코카인’인가? 성빈이랑 꼬리물기랑 사막꽃이랑… 그때 기민오빠도 취해 있었지. 민민이들은 다 취해 있었어.

D 수달이라는 밴드네임은 어떻게 만들어지게 되었나?
정국: 딱히 큰 의미는 없어요. 예쁜 단어들을 찾다가 수달이 되었어요.

후민: 엄청 재미없게 말하네.

기민: 하하. 내가 보여줄게. 처음에 밴드 이름을 만들 때, 밴드 해 보신 분들은 다 알 거예요. 이름을 만들 때 의미를 담자니 너무 담는 것 같고, 의미를 담지 말자니 너무 대충 하는 것 같고. 처음엔 ‘고함’이라고 하려고 했어요. 근데 멤버들이 너무 우악스럽다고 하더라고요.

후민: 나는 ‘카리스마’가 하고 싶었어. ‘터프가이’랑 카리스마.

기민: 고함은 ‘Go Harm’도 되는데... 너무 반응이 안 좋더라고요. 그래서 써본 게…

후민: 터프가이, 카리스마.

기민: 시냇물.

태영: 우물가.

기민: 네. 우지, 꼬리물기, 가훼. 하하. 그건 별로더라고요.

정국: 우물가는 너무… 세련되지 않아.

기민: 그때 우연히 뉴스에 ‘수달 멸종 위기’ 얘기가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수달’로 정했죠. 수달은 양면성이 있어요. 우리가 알고 있는 수달의 이미지는 작고 귀여운 이미지잖아요. 근데 아마존에 사는 수달은 굉장히 흉폭하고 거대해요. 저희도 그런 식으로 스스로를 정의하고 싶었어요. 어느 정도 귀여워야 되고, 마초적이면 안 되고. 그런 이미지에 부합한 게 수달이 아닐까. 


후민: 그래도 난 수달이 싫어.

D 수달의 음악은 젊고 솔직하다. 원석들이 뒤섞이고 이리저리 구르면서 밸런스를 찾아가는 듯하다. 멤버들 모두 서로 공연장에서 마주치던 뮤지션 동료들이었는데, 수달이 팀을 꾸릴 때 가장 염두에 둔 점이 있다면?
태영: 인성. 

정국: 마음 맞는 것. 마음 안 맞는 사람이랑 하기 힘들죠. 그리고 저도 사람 됨됨이가 먼저예요.

후민: 아니, 나는 음악이 먼저였어. 하하하하. ‘날것의 느낌’. 저한텐 그게 진짜 중요해요.

기민: 저는 밴드를 하면서 멤버가 바뀌는 게 싫어요. 새로운 사람이 오면 그 사람을 많이 알아가야 되는데 그 과정이 참 고되잖아요. 그래서 저는 어떤 음악을 듣는지가 중요해요. 클래식을 좋아하는 사람이 좋아요. 난 드뷔시.

태영: 난 글렌 굴드.

정국: 난 류이치 사카모토.

기민: ...그건 뉴에이지잖아.

후민: 난 베토벤.

기민: 베토벤은 인정.

정국: 멤버 구할 때… 하하하.

후민: 뭔데 혼자 웃어?

정국: 제가 여자 드러머는 절대 안 된다고 했거든요. 무조건 남자여야 된다. 밴드에 여자는 없다.

후민: 얘가 논란이 될 이야기를 하네.

정국: 수습해 주세요. (여자랑 자주 오래 일하며 지내본 적이 없어서요?) 맞아요. 


후민: 네. 저랑 정국이가 워낙 동성이랑 지내는 게 편해서요. 근데 기민이가 적극적으로 태영이랑 일단 한번 해보자고 했어요. 그리고 태영이랑 같이 작업해 보니까 진짜 너무 좋더라고요. 태영이까지 남자였으면… 어후. 밴드 빠개질 뻔 했어요.

태영: 하하. 이 친구들이 아주 상당히 편협한 상태였죠.

후민: 아냐. 난 그래도 고집은 부리지 않아.

태영: 네 맞아요. 편협한데 열려고 하면 또 열리는 사람들이죠. (웃음)

후민: 그리고 저는 ‘못 배운 애들이 왔으면 좋겠다’는 게 소망이었어요. 제가 좋아하는 밴드들은 ‘투박함’이 있거든요. 저는 음악을 배운 냄새가 나는 드럼이 싫어요. 그건 악기를 잘 치고 못 치는 거랑은 별개예요. 아, 근데 너무 잘 치는 사람도 싫고요. 하하. ‘우르릉 썽썽’ 필 인을 막 돌리는 것 말고, 그냥 치치타치 치치타치. 드러머가 잘 치면 안 된다는 건 막 쳐야 된다는 얘기도 되죠. 스네어가 ‘썽썽’ 소리가 나면 안 돼요. 스네어는 텅텅거려야 돼요. (모두 폭소)

기민: 저도 드럼을 대하는 기준에서 후민이랑 비슷한 걸 많이 느껴요. ‘별보라’ 영원이 형 드러밍처럼 러프한 거, 너무 매력적이에요.


D 수달 공식 유튜브 영상 중 ‘욕을 기분 안 나쁘게 말하기’ 에피소드를 재미있게 봤다. 수달은 그 외에도 ‘회초리로 종아리 맞고 하모니카 불기’ 등 독특한 일상 브이로그를 업로드한다. 그런 재미있는 아이디어는 어디서 나오는가? 

태영: 하하. 저희는 그런 영상을 만들 때 아이디어가 없어요. 그냥 평소에 그러고 놀아요. 아무런 의도 없이.

후민: 하모니카 영상 같은 것도, 합주실에서 종아리 때린 후 하모니카 얼마나 잘 부나 보면서 놀고 그 자리에서 바로 휴대폰으로 찍어요. 태영이랑 기민이는 영상 찍는 걸 워낙 좋아하니까 그런 걸 바로바로 찍어요. 항상 에피소드는 넘치는데, 촬영을 하느냐 마느냐 혹은 편집을 하느냐 마느냐가 관건이죠.

기민: 워낙 텐션이 높은 밴드라서. 광대 놀음 하는 친구들이랑...

후민: 너 우리 얘기하는 거냐?

기민: ...시청자가 합쳐져 있다고 해야 되나.

정국: 광대놀음은 민민이가 하죠.

태영: 광대놀음은 저 빼고 다 하죠.

후민: 심지어 태영이가 저희에게 점점 동화돼요. 그게 너무 재밌어요. 원래 태영이는 크게 웃지 않아요. 미미하게 웃거나 입꼬리로만 가짜 웃음을 웃어요. 하하. 근데 가끔 태영이가 진짜 웃을 때가 있어요.

정국: 그런 날은 잠이 잘 오죠.


D 음악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가?

기민: 그걸 정해 놓은 적은 없어요. ‘음악을 위한 음악을 만들지 말자’는 게 모토라서. ‘어떤 곡을 써야지’ 라고 생각하지 않고, 무의식에서 ‘뭔가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작업하는 걸 좋아해요. 한 마디로 얘기하자면 ‘지금 우리가 느끼고 있는 감정들을 적어 놓자’ 예요. 여러 가지 이야기들로, 만화책을 읽듯이 재밌게 들을 수 있는 요소를 넣어서요. 음악 작업을 할 때 만화책 만드는 것처럼 하는 거죠. 예컨대 ‘클라이밍 보이’ 라는 곡은 가상의 캐릭터가 겪는 일에 대한 이야기예요. 암벽 등반에 도전하다 사망한 소년이 유령이 되어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내용이에요.


후민: 저는 우리의 에너지가 전달됐으면 좋겠어요. 멤버들이 함께 즐겁게 지내는 이 에너지가 음악적으로 표현이 되면 좋겠어요. 이 친구들이 가지고 있는 유쾌한 에너지가 사람들한테 전달됐으면 해요. 그래서 밴드 하는 걸 재밌게 하고, 즐거운 것들을 최대한 솔직하게 표현하려고 노력해요.

태영: 저는 곡을 만들 줄도 모르고 해서, 음악적으로 표현하고 싶은 건 없고요. 하하. 밴드 내에서 좋은 서포터가 되고 싶어요. (곡은 누가 주로 만드나요?) 곡들은 민민이들이 주로 만들고요. 민민이들이 가이드를 가져오면 우리가 그걸 참고해서 발전시키거나 합주를 통해서 만들어요.

정국: 나는… 음악으로 전하고 싶은 말이 딱히 없는데?

기민: 베이스를 화려하게 치고 싶지? 


D 정국 씨는 화려한 플레이를 좋아하나요? 

정국: 하하. 전 요새 제가 고집이 세다는 걸 느꼈어요. 제가 베이스 라인에 대해 고집을 부렸거든요. 화려하게 치고 싶고, 루트만 치는 게 너무 진부하고 싫었어요. 더 화려하게 치려고 했는데 기민이가 디렉팅을 했어요. 뺄 거 빼고, 라인을 좀더 단순하게 치라고요. 처음에는 거부감이 들었어요. 근데 곡들이 완성되고 나니까 되게 좋더라고요. 그래서 아, 내가 편견을 가지고 있구나...


기민: 그럴 수 있어. 

정국: 그래서 느낀 게 많았어요. 제가 전하고 싶은 말은 ‘편견을 갖지 말자’ 네요. 하하. 


D 최근에는 어떻게 지냈나?

태영: 녹음을 준비하고 있어요.

기민: 지금까지 싱글 ‘나는 곰’과 ‘Overall’, ‘77’, ‘Bad Mood’까지 세 개를 냈어요. 지금은 EP를 만들고 있습니다.

후민: 저희의 색깔을 담고자 많은 고민을 했고, 모두의 음악성이 담긴 다채로운 앨범이 나올 것 같아요. 예전보다 개성이 뚜렷해졌다고 해야 되나. EP 컨셉은 ‘시간’ 이에요. ‘타임 스틸러’라는..

태영: …처음 들어요.

후민: 시간에 대한 무서움, 공포 같은 걸 얘기해볼까 해요.

태영: 그리고 좀더 정확히 말씀드리면…

기민: 벌이다!

태영: 잡았다. (모두 웃음) 아무튼 이번에 곡을 하나 더 쓰게 됐는데 그게 너무 마음에 들게 나왔어요. 그 곡을 중심으로 생각해 보니까 시간이란 주제가 모든 곡에서 관통이 되더라고요. 주제는 ‘시간’으로 잡히고 있습니다.



D 멤버들은 어떤 취미를 가지고 있는지?

태영: 영화 감상, 그림 그리기.

기민: 클라이밍 보이~

태영: 클라이밍, 타투, 독서, 자전거 타기, 사진 찍기, 영상 찍기.

정국: 다재다능하네.

후민: 저는 음악. 그리고... 데이트? 음악이랑 데이트밖에 하는 게 없네. 하하. 아, 축구 보는 것도 좋아해요. 

정국: 너 움직이는 거 싫어하잖아.

후민: 게임? 네. 전 RPG는 싫어요. 캐릭터 키우는 건 안 좋아해요. 저는 무조건 PVP. 축구 게임, 격투 게임. 

정국: 저는 RPG 게임. 와우, 플스, 디아블로도 할까 생각중이고요. 

후민: 웃긴대학 커뮤니티 하잖아.

정국: 정말 가끔 해요. 그리고 기계 고치는 거랑, 컴퓨터 부품 구경하는 걸 좋아해요. 

기민: 정국이가 진짜 대단해요. 수달 작업실 에어컨도 고치고, 문도 고치고, 케이블도 수리하고, 납땜하고. 최종보스로 아이맥 성능을 업그레이드하려고 했죠. 그렇지만...

정국: 컴퓨터 업그레이드는 실패했어요. 

기민: 저는 태영이처럼 그림 그리고 만화 그리는 걸 좋아해요. 전시회 보러 가는 것도 좋아하고 영화 보러 가는 것도 좋아해요. 게임은 킹 오브 파이터, 메탈 슬러그, 스타크

래프트.

태영: 하하. 전 게임을 어렸을 때 너무 많이 해서 이제 안 해요. 

기민: 아. 저번엔 내가 믹싱해야 돼서 일부러 졌어.

후민: 추하다. 기민이가 히피토끼배 스타리그 32강에서 광탈했거든요.

기민: 스타크래프트 성대모사 해볼까?

D 개인 질문을 준비했다. 기민 씨는 SNS를 통해 그림을 많이 전시한다. 작가로도 활동할 생각이 있는지?

기민: 홍대 ‘히피토끼’에서 태영, ‘비컨’의 베이시스트 ‘누리’ 님과 함께 그림 전시는 해본 적이 있어요. 그런데 작가라는 말은 별로 안 좋아해요. ‘나는 예술가고 너는 듣는 사람이야, 보는 사람이야’ 이렇게 나누는 걸 싫어해서. 하하. 아무튼 더 활동은 많이 하고 싶어요.

D 후민 씨는 운동을 좋아하고 축구를 잘 할것 같다. 맞나?

후민: 맞다.

태영: 아니다. 의외로 병약해요.

정국: 의외로 장염도 잘 걸려요.

후민: 난 평화주의자다.

태영: 아니다. 싸움 거는 걸 좋아해요.

정국: 맞아요. 법 없었으면 후민이 너는 아마 어디서 객사할 팔자였어.

D 정국 씨는 후민이랑 자주 싸우나요?

정국: 이전 밴드 ‘우지’를 할 땐 자주 싸웠는데, 이젠 안 싸워요.

후민: 머리가 큰 거지.

정국: 누가? 내가?

후민: 하하하. 우리가.

정국: 후민이랑 저랑 친구로 지낸 기간이 10년이 넘으니까, 제가 알아서 후민이가 싫어하는 행동들을 안 하죠. 후민이는 제가 ‘찐따같이 구는 걸’ 싫어해요.

후민: 휴. 정국이가 가끔 그럴 때가 있어요.

정국: 내가 언제 쪼다같이 굴었어.


D 정국 씨의 음악 취향은?

기민: 느끼한 거요. ‘지지 탑’ 같은 것.

정국: 악틱 몽키스, 카사비안.

D 태영 씨가 공연, 전시, 촬영 중 가장 좋아하는 것?

태영: 다 좋아해요. 다 좋고, 다만 제 체력적 한계가 싫어요. 가장 편한 건 밴드 활동이에요. 편해서 제일 좋아요. (웃음) 영상은 사실 아주 귀찮은 작업이에요. 자리에 앉기까지 너무나 어려워요. 근데 막상 시작하면 재밌게 할 수 있는 거랄까. 촬영하는 것도 좋은데, 준비하는 게 너무 귀찮아요. 하하. 사실 그것도 업의 일부니까 귀찮은 걸 좀 컨트롤할 수 있으면 더 즐겁게 할 수 있지 않을까.

D 어느 순간부터 세계적으로 한국의 문화적 영향력이 커졌다. 코로나 이후에는 많은 아티스트들이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주목을 받게 될 것 같다. 만약 해외 활동을 하게 된다면 가장 가보고 싶은 국가와 그 이유는? 

기민: 영국. 밴드 음악이 발생한 곳이니까요. 리스너들도 많고요.

정국: 저는 미국. 음악 시장이 제일 크다고 알고 있어서 궁금해요.

후민: 저는 미얀마와 방글라데시요. 인디 씬이 되게 크고, 관객들이 열정적인데 그런 열광적으로 지지받는 느낌을 받아보고 싶다고 해야 되나. 그런 데서 한번 인정받아 보고 싶어요.

태영: 저도 미국을 하려고 했는데, 몽골에도 가고 싶어요. 예전부터 몽골에 가고 싶었는데 아직 못 가서요. 초원도 넓고, 대자연이 있잖아요. 그런 데서 공연하면 정말 즐거울 거 같아요.

D 수달의 내년 계획은?

태영: 저희는 계획이랄 게 딱히 없는 사람들이라.

후민: 흐하하하. 정확하다.

태영: 음악 작업을 계속 하는 게 계획인 것 같고요. 정체성을 찾는 것? 지금 수달의 정체성은 청춘 시트콤이죠.

정국: 하하. 시트콤이라는 말 와닿는다.

기민: 오늘은 누가 누가 어떤 사고로 뒤통수칠런지 너무나 궁금해.

태영: 저희가 다 조금씩 그거라서요. 정신산만.

후민: 뭐였더라? HDC?

정국: MBTI?

후민: HDMI 케이블?

기민: AC/DC?

태영: ADHD요.

D 무언가에 몰입, 집중하기 위한 노하우?

후민: 저는 자기 혐오를 많이 해서 스스로한테 신경질을 많이 내요. 그러면서 집중을 하는 편이라서, 그걸 안 하기가 힘들더라고요. ‘야 이 한심한 새끼야’ 이렇게 저 스스로

한테 욕을 많이 해요.

정국: 뇌를 빨리 돌리기 위해서 욕을 하는 건가?

기민: 저는 앞으로 걸을 거예요. 산책을 하려고요. 

태영: 저는… 그냥 생각을 안 하고 빨리 행동하는 것. 

정국: 사람 없는 조용한 곳에서 작업하는 것. 그리고 작업하면서 자는 것. 한 시간 정도 자면 다시 집중할 수 있어요. 



D 하고 싶은 일을 찾는 방법이 있는가?

정국: 저는 음악 빼고 할 줄 아는 게 없거든요. 근데 이번에 저희 작업실을 만들면서 물건들이 고장나면 고치고 싶은 욕구가 컸어요. 제가 친구들 물건들을 고쳐주면서 칭찬 받으니까 좋더라고요.

기민: 칭고춤.

정국: 그게 뭐야.

기민: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한다.

정국: 그래서 여러분도 많이 경험해봤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실천해봤으면 좋겠어요.

기민: 뭘 해야 될 지도 모르고, 뭘 잘 하는지 모를 때가 누구나 있을 것 같아요. 그럴 때는 ‘사람이 왜 불행한가’를 생각해보면 좋을 거 같아요. 그래서 예상치 못한 곳으로 가서 지루함을 없애보는 게 좋은 것 같아요. 무작정 아무 데나 가 보거나, 새로운 사람들에게 말을 걸어 보거나 하는 거죠. ‘세상을 봐라. 저질러라. 뭔가를 해라. 경험은 무조건 좋다’. 물론 그것도 하기 싫을 때가 있겠죠. 하하. 권태기도 있겠지만 뭐든 하면 재밌을 것이다, 그리고 네가 얼마나 모르고 있는지를 알아라.

태영: 탈무드네.

기민: 나도 그렇거든. 막상 직접 해보면 느끼는 게 다 다르잖아.

후민: 난… 하하. 난 그냥 좋아서 하는 건데. 게임 하고 싶어서 게임하는 거고, 음악 하고 싶어서 하는 거고.

태영: 자기 자신한테 솔직해지는 게 하고 싶은 걸 찾는 길인 것 같아요. 예컨대 내가 직장을 다니다가 힘들잖아요, 그럼 속으로 ‘여행 가고 싶어’ 하는 생각이 들 수 있는데 못 가면 스트레스를 받잖아요. 스스로에게 그런 걸 직접 해주는 거죠. 머리로 ‘저 사람 책 읽는 게 참 멋있어 보여’ 하는 생각이 들면 스스로한테 읽게 해주는 거죠. 일단 읽어보면 어렵구나, 쉽구나, 재밌구나, 이런 깨달음이 오잖아요. 

기민: 경험은 언제나 옳아요.

후민: 멋있는데?



D 멤버들에게 ‘성공'이란 어떤 의미인가?

후민: 길 가면 사람들이 다 알아보는 것. ‘아이, 쳐다보지 마세요’ 이런 것. 하하. 

태영: 스스로에게 솔직해지는 것. 

기민: 넌 평생을 가식으로 살았나 봐.

태영: 하하. 응. 내 인생이 약간 가식이라서. 본인이 본인한테 만족할 수 있는 게 성공이죠.

후민: 행복해야 성공하는 것 같아. 참나, 길 가다 다 알아보는 게 뭐야.

태영: ‘어 저 개새끼… 야 저 새끼 잡아!’ 이건가.

정국: 성공은… 목표를 이루는 것. 그게 성공이죠.

후민: 목표 월 천?

정국: 음. 지금 음악을 하면서 어쩔 수 없이 직업을 갖고 있는데, 직장을 다니고 싶지 않아요. 음악만 하고 살고 싶어요. 하하. 전업 뮤지션. 

기민: 성공이라... 옛날에는 성공이 후민이가 말했던 ‘록스타’인 줄 알았는데 제가 성공했다고 생각한 사람들을 실제로 만나보고 얘기해보니까, 위저 Weezer 멤버들, 리버틴즈 The Libertines의 칼바랏 Carl Barât, 내가 어렸을 때 우와, 했던 사람들을 보고 얘기해보니까 ‘록스타가 다가 아니구나’ 하는 걸 느꼈어요. 사람들이 내가 만든 것들에 영향을 받고, 그게 다른 데 영향을 주는 게 성공이에요. 내가 죽어도 내 것이 남는 거죠. 호랑이 가죽 같은 무언가를 남기는 거요. 



D 디깅에서 인터뷰를 했으면 하는 사람이 있다면? 

태영: 파란 노을.

후민: 나. 나 자체. 진정한 이후민을 찾아서. 진정한 내면을 찾아서. 저 그런 거 해본 적 없거든요. 하하.

정국: 삐삐밴드 베이시스트 박현준 님. 베이스를 정말 잘 치시고요. 예전에 모노톤즈 공연을 봤는데 너무 멋있었어요.

기민: 저는 ‘윌 톨리도 Will Toledo’. ‘카싯 헤드레스트 Car Seat Headrest’의 보컬이에요. 국내에서는 백현진 님. 너무 좋아하는 아티스트인데 인터뷰가 요즘 없어서 궁금해요. 



D 좌우명, 생활 신조?

기민: 열심히 죽자. 죽을 때 잘 죽자.

정국: 아프지 말자.

태영: 따라올 테면 따라와 봐. 따라오지 마. 저리 가.

후민: 미쳐야 미친다. (무슨 뜻인가요?) ‘나 이거 할 거니까, 제대로 할 거니까’. 뭐 이런 다짐이에요. ‘음악에 미친 놈’. 이걸 제가 만약 듣는다면 너무 좋은 소리라고 생각해서요.



D 지금 꿈꾸고 있는가?

태영: 전 초특급으로 건강해지고 싶어요. 

정국: 네. 저는 꿈을 꾸고 있어요. 수달을 시작하고 나서, 처음으로 밴드로 꿈을 이루고 있다는 느낌도 들고요. 

기민: 전 부족해요. 만족이 안 돼요.

태영: 평생 꿈꾸고 있는 거죠. 하하. 돼지 꿈?

후민: 난 우리가 뭔가 이뤄낼 수 있을 거라고 믿어. 그 꿈을 꾸고 있지. 



D 끝으로 디깅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

태영: 디깅 매거진 독자님들, 건강하세요.

후민: 돈을 쓰세요. 소비하세요. 공연을 보러 오시고, 음악도 많이 들어주시고, 수달 계정에 댓글도 하나 남기고, 수달에게 관심을 주세요.

태영: 차라리 돈을 달라고 하지 그래. 그냥 계좌를 불러.

기민: 여러분, 자신의 미래를 위해 저축하세요. 자신을 위하는 것에 돈을 쓰세요. 진정 자기가 좋아하는 것에 소비를 하세요.

정국: 편협해지지 마세요. 열린 마음으로 사세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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