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DE PEOPLE l NO.5


전 범 선

(musician, writer)

청년사업가, 사회운동가, 출판사 대표, 책방 주인, 아이비리그 출신 엘리트… 이날 그는 이런저런 타이틀 밖에 서서 우리가 미처 몰랐던 그의 ‘아주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들려주었다 : 언행일치의 삶을 살고자 하는 남자. 더 좋은 세상, 역사의 진보, 결국 ‘자유’를 위하여.

D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만나뵙게 되어 반갑다. 글 쓰고 노래하는 전범선이다. 최근에 인터뷰를 했는데 직함이 사회운동가더라.

또 동물해방운동가, 채식전도사... 다 맞는 말이긴 한데 저는... 가수다. 하하. 곡 쓰기와 글 쓰기 (Song Writing - Writing), 이 두 가지가 저에게 가장 중요한 행위다.



D 요새 하루 스케줄은?

12시에 일어나서 씻고, 1시에 풀무질(범선이 운영하는 인문사회과학서점. 성균관대 앞에 위치해 있다)에 출근한다.

점심은 ‘성대국수’. 비빔국수가 맛있다. 미팅을 하고 책방 일을 보며 글-주로 칼럼과 책 원고-을 쓴다. 밤 10~11시쯤 책방 문을 닫고 이곳 해방촌으로 넘어온다. 토굴(작업실)에서 곡 작업을 하고, 음악 듣고, 새벽 세 시쯤 잠들어 다시 열두 시에 일어난다. 예술 하는 친구들은 주로 해방촌에서 만나고 ‘선비질’ 하는 친구들은 낮에 성대 쪽에서 만난다.



D 매우 바쁘다. 음악 외, 현재 하고 있는 일들은?

변화 제안하기. ‘풀무질’, ‘소락재 등을 통해 지속가능한 생활양식을 제시하고 있다. ‘두루미 출판사’는 인문학을 뿌리로 의식주를 챙긴다. 이런 것들은 사업이라기보다 개인의 라이프스타일 혁명에 관한 운동이다. 사실 내가 필요해서 하나하나 만들고 있는 거다. 지금은 춘천에 ‘소락재(작은 즐거움이 있는 서재)’라는 코워킹 스페이스를 준비 중이고, 소락재에 주거 공간이 있어서 앞으로 주거에 관한 여러가지 대안을 실험해볼 수 있을 것 같다. 반도의 역사에서는 ‘선비질’. 나라에 우환이 있거나 조정에 문제가 있을 때 큰 목소리로 상소는 올릴 수 있어야 되겠다, 하는 맥락이다. (웃음) 현재는 동물권 문제가 가장 큰 고통의 영역이자 부조리의 영역이라고 생각해 그쪽에 힘을 쏟고 있다. 


D 당신의 오늘은?

자아성찰의 시간을 갖고 있다. 책 원고를 빨리 넘겨야 한다. (무슨 책인가요?) ‘내가 뭐 하는 사람인가’에 대한 에세이집이다. 출판사에서 ‘우리 세대의 동지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자기계발서를 썼으면 좋겠다’는 요구가 들어왔다. 근데... 사실 자기계발서는 내가 없애고 싶은 장르다. 아무튼 이번주까지 원고를 줘야 한다. 내가 왜 그랬을까.



D ...왜 그랬을까?

(웃음) 모르겠다. 책에서 자유에 대해 쓰고 있는데 지금도 ‘자유가 뭘까, 자유가 뭐길래 내가 이러고 있나’ 고민하고 있다. 항상 자유롭게 살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이 있었다. 친구들이 다 로스쿨이나 의대에 진학하니 그게 싫더라. 자유롭지 않아 보였거든. 음악을 하겠다고 홀린 듯 (로스쿨을) 취소했던 것도 그렇고, 돌아보면 그 계기가 결국 ‘자유’다. 

, 나, 우리

D 세상을 바꾸고 싶다는 생각은 언제부터 하게 됐나?

어릴 때 민사고에서 민족의 지도자가 되래. 하하. ‘나는 콜롬비아 로스쿨에서 국제법을 공부해 동북아 평화 체제를 만들겠다, 북한 인민을 해방하고 영구 평화를 추진하겠다...’ 그냥 그게 꿈이었고 자기소개였다. ‘강원도 사람이기에 분단의 아픔을 느꼈고...’ 등등 구구절절. 어디까지가 진심이었고 어디까지가 대학을 가기 위한 이야기였는지 잘 모르겠다. (웃음) 


나는 역사의 진보를 돕는 것을 원했다. 근데 법이 진보를 이끌진 않더라. 이미 세상을 바꾸고 있는 시대적 흐름이나 사상에 따라 국민적 합의가 이뤄진 후에 그걸 집행하는 게 법조인이라, 앞장서서 무언가 바꾸고 싶다면 법률가도 좋지만 사상가든 활동가든 다른 일을 해도 되는 거다. 근데 역사의 최전선에 있는 건 문화예술이었다. ‘혁명가’를 냈는데 어느새 내가 혁명을 하고 있는 거다. 광장에서, 100만 명 앞에서 공연하고 있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하고 싶은 일을 찾았다. 문화예술을 통해 기존 것들에 균열을 내고 새로운 담론을 제시하고... 무척 재미있는 일이다. 




D 그럼 현재 세상의 흐름에 대한 범선의 생각은?

아니, 무슨 질문이 이렇게 어렵죠?



D ‘3D 프린터로 만드는 육류 대체 식품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등의 질문들도 마련했다. 

시사 인터뷰인데 거의? 현재 세계 흐름은 ‘서세동점 시대의 끝, 미 제국의 몰락’ 아닐까 싶다. 미국이라는 해가 지고 있다는 느낌. 2014~15년께 영국에서 석사 과정을 밟을 때, 일 년 동안 프랑스 혁명과 미국 혁명을 공부했다. 근데 광화문에 오니 이러고(?) 있는 거다. 지금 미국에서는 혁명이 안 나잖나. 황금기가 지나간 거다. 60년대, 히피들이 말하는 인류의 황금기가. 내 친구들의 절반 정도는 영미권에 남아 있었기 때문에 한국에서 살 것이냐, 미국에서 살 것이냐가 나에게는 아주 중요한 문제였다. 촛불혁명을 봤을 때 이 ‘양반들의 공간’ 한국이 정말 흥미로운 곳일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앞으로 내가 할 일이 많을 곳은 여기다, 하는 느낌. 



D 학력 얘기를 많이들 할 텐데?

이제는 오롯이 받아들여 가면서 산다. 방송에 나가거나 인터뷰를 하면 안 물어보는 데가 없으니까. 다들 내 학력이나 음악 외적인 것들에 관심이 더 크다는 것을 부정할 순 없다. 좀 불편한 건 그 프레임에 나도 갇힐 때가 있다는 거다. 사람들이 하나만 하라고 하더라. 하나만 하기도 힘드니까 하나라도 제대로 하라고. (웃음) 그래서 ‘음악을 할 거면 정말 음악만 해야 되는 건가? 사회운동 다 그만둬야 되나?’ 하는 생각도 했는데, 그럼 내가 온전해지지 못하는 느낌이라서. 나는 음악과 사상이 합치되는 것을 추구한다. 생각하는 것, 말하는 것들과 음악이 어느 정도 같이 갔을 때가 좋다. 내가 생각하는 제일 멋있는 록스타들은 그런 사람들이거든. 말과 글의 의미가 온전히 보여지는 음악을 하는 사람들. 레너드 코헨도 그렇고 짐 모리슨도, 밥 말리도 그렇고, 톰 모렐로도, 신해철도 그렇다. 폴 맥카트니도 지금 비건 운동 하잖아. 음악이 정말 위대해도 아무 말도 안 한다? 그러면 난 매력을 크게 느끼지 않는다. 음악을 통해 내가 하고 싶은 것도 결국 메시지를 전달하는 거고.

음.악.

 D 그럼 본격적으로 음악 얘기로 넘어가자. 곡을 쓸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

밴드는 무조건 스키니진을 입어야 된다. 그게 상규(‘양반들’의 기타리스트)와 내가 유일하게 같은 생각을 하는 지점이다. 하하. 농담이다. 

스토리텔링과 서사 구조. 전달하고 싶은 바를 말로써 드러내지 않는 아주 포스트모던적인 상규와 교류하면서 느낀 건데, ‘어떤 상태에서 어떤 경험을 했을 때 그걸 굳이 합리적이고 명쾌하게 설명할 필요가 없다’는 거다. 텍스트로 전하지 못하는 감정이나 상태들이 있다. 예전에는 명쾌하게 ‘엎어 보자’ 했지만 지금은 메시지와 감정을 텍스트가 아닌 음악 자체로 전달하려 하고 있다. 



D 많은 악기 중 보컬과 기타를 선택한 이유?

어머니가 80년대에 미8군 ‘레인보우’라는 그룹에서 노래를 하셨다. 피아노 선생님도 하셨고 명동에서 다방 DJ도 하셨고. 이런 일련의 가정환경으로 인해 나도 ‘음악을 해보고 싶다’ 했을 때부터 다른 악기 생각을 안 했다. 음악을 하겠다고 하니까 아버지가 기타를 사 주셨고. 정확히는 아버지 친구께서 사 주신 거다. 이 기타, 깁슨 레스폴 Gibson Les Paul.


(되게 좋은 기타네요?) 네. 그 분이 오디오 마니아셔서 이 스피커(작업실 한켠에 있는 스피커)도 주셨고, 레스폴 커스텀도 그냥 사준 거다. 이걸로 치면 뭘 쳐도 시끄럽다. 그때 내가 펜더 Fender를 받았으면 덜 하드한 음악을 했을 걸? 하하. 상규는 펜더만 치는데 나는 못 치겠다.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이것만 쳤으니까. 그래서 리켄베커 Rickenbaker를 샀어… (주섬주섬 보여준다) 근데 안 맞는 옷을 입고 있는 것처럼 느껴져서 리켄베커도 못 치겠더라.  




D 신중현과 엽전들, 장기하와 얼굴들, 윤도현밴드 등 프론트 맨의 이름을 앞세워 활동을 지속하는 그룹이 많다. ‘전범선과 양반들’에서 ‘양반들’로 밴드 이름을 바꾸게 된 계기에 대해서 말해달라.

‘전범선과 양반들’ 원년 멤버는 모두 고등학교 동기들이다. 대학 졸업하고 대학원 가기 전에 1집, 대학원을 졸업하고 군대 가기 전에 2집. 이렇게 작업을 했다. 앨범을 발매한 뒤 멤버들이 로스쿨에 가겠다고 하더라. 그래서 이후 새 멤버들을 구해 ‘보따리’라는 신보를 냈다. 그러고서 멤버 상규가 음악 스타일이 안 맞아서 밴드를 나가겠다고 하더라. 나는 펑크, 개러지를 좋아했고 상규는 재즈 기타리스트니까. 난 기타리스트가 좀 성깔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고 또 친구였으면 좋겠어서, 이걸 어떻게 할까 하다가 상규랑 함께 방준석 선배님(음악가 방백)을 찾아가 조언을 구했다. 


그때 선생님께서 ‘전부 내려놓고 공통분모를 찾아라. 둘 다 내려놓으라’고 하셨다. ‘혼자 있을 땐 좋아하는 걸 할 수 있어도 별 볼 일 없다’고. 하하. 어디서부터 시작할까 했는데 상규랑 공통분모가 없는 거다. 오아시스 Oasis, 레드핫칠리페퍼스 Red Hot Chili Peppers밖에 없었다. 상규는 보컬이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걸 기타로 표현한다. 기본적으로 보컬이 없는 음악을 좋아한다. (그럼 상규 씨는 범선 씨랑 왜 밴드를 하나?) 내가 구조 잡는 거랑 스토리텔링을 잘 해서 그렇다고 하더라. 어쨌든 음악적 지향점은 둘다 싸이키델릭 쪽을 생각했다. 그래서 도어즈 The Doors처럼 멋있는 음악을 하자고 하고, 그전까지 나만 곡을 썼다면 이후 상규도 곡을 쓰기 시작했다. 


D 밴드 이름이 ‘양반들’인 이유?

근데 잠깐만. 상규는 내가 조선스러운 게 싫단다. 허허… 저는 영국 음악 좋아하거든요? 철학도 영국 철학 공부했는데. 아무튼 ‘신중현과 엽전들’에서 ‘엽전들’은 조선인에 대한 자조적인 표현이다. ‘야 이 엽전아’. 자조적으로 ‘나의 조선인임을 보아라!’ 했던 거다. ‘김치맨들’ 같은 거지. 그것처럼 양반들은 우리에게 차용할 수 있는 이미지였다. 동양의 양반들, 혹은 사무라이 등을 서양 친구들이 멋있어 하잖나. 그런 멋진 이미지의 차용이다. 


하여튼 나는 한복도 좋고 조선스러움도 좋은데 상규는 싫대. 하하. 촌스러운 거야. 동양적 철학을 서양 음악으로 풀면 사람들이 재밌어할 것 같다, 잘 될 거다 했는데, 한복은 너만 입으래. 한번은 영어 가사를 써보자 해서 좀더 팝적인 음악들을 만들었다. 근데 무색무취의 음악이 나왔다고 해야 되나? 자아 실현의 음악은 아니었다. 그렇게 EP를 내고 우리 둘다 느꼈다. ‘이거 별로다’라고. 역시 사람은 직접 겪어봐야 안다. 


그렇게 내려놓고 상규가 ‘조선 록을 하자’ 하더라. ‘뱅뱅사거리’, ‘혁명가’를 해 봤으니까. 그게 이제까진 자기가 하더라도 음악적으로 스스로 납득이 안 됐던 건데, 서로 이해하기 시작한 거다. 상규의 기타 플레이는 굉장히 여리고 블루지한 느낌이다. 크루앙빈, 재즈 기타, 지미 헨드릭스. 아니다, 헨드릭스보다 훨씬 클린한 거. 난 무조건 디스토션이 걸려야 하는데. 그런 것들을 어떻게 조화시킬까를 둘이 같이 고민했다. 그런 의미에서 ‘양반들’이 됐다. 나만의 음악이었으면 ‘전범선과 양반들’을 했겠지만, 원래 먼저 밴드 하다가 나중에 솔로 하는 거잖아. 싸워서 밴드 못 할 때 솔로 데뷔하는 거지. 지금 다른 멤버들, 베이스, 건반, 드럼이 서로 합이 잘 맞아서 걱정없이 좋은 음악을 만들어낸다. 나랑 상규랑 해야 되는 건 서로를 섞어 버무리는 일이다. 그게 또 되게 재밌는 과정이다. 



D 가사가 먼저 나오나? 음악이 먼저 나오나?

반반. 보통은 가사가 먼저 테마로 나온다.


D 무대 장악력을 갖기 위한 마인드 세팅? 

나는 그냥 합주가 너무 좋다. 똑같은 걸 여러번 반복해도 지겨웠던 적은 없다. (웃음) 난 계속 하고 싶은데 멤버들은 집에 가려고 한다. 둘째로, 굿판을 벌이는 마음으로 음악을 한다. 라이브는 에너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무아지경에 도달하는 데 신경을 쓴다. 신경 쓴다기보다 그쪽으로 나아가려고 하는 거지. 그랬을 때 나도 즐거우니까, 행위 자체에 집중한다. 셋째로 춤을 춘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엑스터시가 온다. 무당이 굿을 하는 것처럼, 망나니가 춤추는 것처럼 공연하는 거다. 나는 무대 위에서 로큰롤을 반주로 하는 것뿐이다. 똑같은 목적인 듯. 하하.



D 자신이 음악에 재능이 있다고 생각하나? 천재 or 수재?

천재는 아니다. 특별한 기술도 없고 전문적인 걸 하는 것도 아니라서. 구조를 발견하고 패턴을 부여하고 정리하는 건 글쓰기랑 똑같은 것 같다. 그래서 밴드에서 송라이터의 제 역할이 있는 거고. 나는 그냥 기획자.



D 내가 빠져있는 분야에 대해서 어디까지 미쳐봤는가? 

음악에는 20대에 충분히 미쳐보지 않았다. 이제 음악의 맛만 본 것 같다. 30대에 미쳐야지. 그러려면 밴드가 활동도 하고 투어도 하고 그래야 하는데, 구성원들끼리 잘 맞아야 되니까 아, 이게 당연한 게 아니구나. 우리가 하모니가 제대로 생겨야 대중들이랑 하모니가 생기는구나- 하면서 합을 맞추고 있다. 공부에는 많이 미쳐 있었다. 역사 공부는 대화다. 죽은 사람이랑 대화하는 게 재밌을 때가 있다. 석사 논문을 쓸 때 토마스 페인*에 대해 쓰느라 남아있는 사료를 모두 읽었다. 마지막으로 읽은 게 그 사람 유서였는데, 도서관에서 울었다. 젊은 나이에 혼자 빈털터리에 알콜 중독으로 죽었는데... 마치 1년 동안 친하게 지낸 친구가 죽은 느낌이었다. 


*Thomas Paine. 18세기 미국의 작가이자 국제적 혁명이론가. 미국 독립 전쟁과 프랑스 혁명 때 활약했다

D 제일 좋아하는 아티스트?

비틀즈 중에선 폴 맥카트니, 존 레논. 근데 비틀즈보단 스톤즈. 포크도 좋아해서 레너드 코헨*. 그 후계자로는 알렉스 터너**, 파더 존 미스티***. 그리고 개러지가 내 마음의 고향이다. 악틱 몽키스와 스트록스가 내 종교였다. 근데 악틱의 종교가 스트록스였으니까 스트록스가 내 종교지. 


*Leonard Cohen. (1934~2016.) 캐나다 퀘백 출신의 싱어송라이터이자 시인, 소설가 겸 영화 배우. 밥 딜런과 양대산맥으로 전설적인 포크 뮤지션이다. 음악으로 데뷔하기 이전부터 이름있는 작가이기도 했다. 

**Alex Turner. 악틱 몽키스(Arctic Monkeys) 와 더 라스트 섀도우 퍼펫 (The Last Shadow Puppets) 의 리드 싱어이자 기타. (지금은 헤어졌지만) 모델 알렉사 청의 남자 친구로 유명(?)했다.

*** Father John Misty. 밴드 플릿 폭시스(Fleet Foxes)에서 드럼을 쳤던 제이 틸먼(J. Tillman)의 솔로 프로젝트. 첫 앨범을 발매하자마자 포크 장르의 신흥 주역으로 떠올랐다.



D 영향을 받은 아티스트 3명을 꼽자면? 

알렉스 터너, 신중현, 레너드 코헨.



D 기타 말고 다룰 수 있는 악기는?

리코더. 지금도 기타 운지로 손이 움직이는 게 아니라 리코더 운지로 손이 움직인다. 모국어가 리코더라서. 



D 음악 디깅은 어떤 식으로?

음악적 주파수가 이제는 어느 정도 정해져 있는데 브릿 팝, 싸이키델릭 정도다. 예전엔 풍물시장에 가서 바이닐을 뒤지곤 했고, 요새는 친구들이나 새로 만난 다양한 사람들의 주파수를 통해서 흥미로운 음악들을 듣는다.



D 양반들은 향후 어떤 목표를 갖고 활동을 지속할 예정인가?

‘우리가 머릿속으로 그리고 있는 사운드를 구축하는 정규를 내자’. 다음 목표는 양반들 1집이 되겠네. 앨범 제목은 양반들. 그리고 그 셀프 타이틀 음반으로 페스티벌을 하자. ‘멜론에서 스트리밍하자!’ 가 아니라 그게 가장 큰 목표죠. 우린... 발라드로 차트 씹어먹을 거 아니니까.

D 태평천하(신곡)을 소개해 달라.

엊그제 라이브 영상을 녹화한 게 ‘태평천하’라는 곡인데, 4년 전에 만든 거다. 채만식의 소설을 읽다가 제목이 나왔다. 그 태평천하가 실은 태평천하가 아닌 상황인 거다. 일제 시대였잖나. 그 풍경 밑에 있는 어떤 부조화에 대한 이야기다. 태평하게 있는 한량이라는 거. 


사족으로 요새 꽂혀 있는 또다른 컨셉은 ‘망나니’다. 최고의 엔터테이너, 연예인. 망나니는 사람을 그냥 죽이는 게 아니라 쇼를 하면서 죽였고, 그게 마을 사람들이 당시에 누릴 수 있는 유일한 카타르시스가 되었고. 마을에서 한번씩 눈 앞에서 고어물을 보여주는 거잖아. 사회의 변두리에 있는 존재에 있는 사람(망나니)이 사람들에게 공포감을 전달하고 아우라를 뿜어낼 수 있는, 그런 부분이 재밌다. 일종의 통치 기구인 거다. 아, 태평천하 발매해야 되는데. (*9월 현재 발매 완료되었다)

Five Q & A


1. 지금 꿈꾸고 있는가?

꿈꾸고 있다. 개인적으로든 사회적으로든. 



2. 좌우명, 생활 신조가 무엇인가?

휘뚜루마뚜루. 닥치는 대로 마구 해치우는 모양. 부사다. 



3. 디깅에서 인터뷰를 해줬으면 하는 사람? 

챙스타 (래퍼), 타투이스트 독고, 싱어송라이터 요조. 요조는 채식을 하시니까 나의 동종업계 선배랄까. 



4. 올해 목표는?

책 ‘휘뚜루마뚜루’ 발행, 양반들 정규 앨범 발매, 소락재 개업.



5.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몽골어로 이긴다는 뜻이래. 이긴다, 이겨. Victory. 무슨 뜻인지는 몰라도 되게 좋게 들렸던 말이다. 































 전범선musician/wri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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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roducer l Mox
  Photographer l Sukistrager
  Videographer  l  Tae-young Kim

  Editor  l  Ye-sol 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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